[전복마을] 전어구이 요리

가을 전어

샘쇼핑●전복마을 2006. 10. 10. 20:03

9월의 수산물 '전어'

 

“바다의 깨소금” 고소한 맛이 일품


‘가을 전어 머리엔 깨가 서말·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가든 며느리 돌아온다·봄 도다리, 가을 전어·가을 전어는 며느리 친정 간 사이 문을 걸어 잠그고 먹는다’는 말로 전어의 맛과 영양을 나타내었다.

전어는 봄(3~6월)에 산란, 여름내 각종 플랑크톤과 유기물 등을 먹고 가을이면 몸길이 20㎝ 정도로 자라는데 이 때가 1년 중 지방질이 가장 많아지며 뼈가 부드러워지고 고소한 맛이 강해진다.

가을에는 전어의 지방 성분이 봄, 겨울보다 최고 3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져 ‘가을 전어 머리엔 깨가 서말’이라는 속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가을 전어는 우선 꼬랑지가 가을 독사 노랗게 약이 차서 사람보고도 도망가지 않고 바르르 떠는 것처럼 노랗게 푸들거리는 기름이 올라 있는데 이걸 그냥 비늘도 긁지 않고 굵은 소금 뿌려 한 시간 정도 놔뒀다가 저녁 아궁이 불에 석쇠 얹고 구워 놓으면 기름이 벅적그리면서 냄새가 울안에 진동한다.
전어회


전어는 이렇게 통째로 구워서 저녁밥과 함께 손에 들고 김치 싸서 대가리 부터 창자 꼬랑지 할 것 없이 모조리 뼈 째 씹어 먹는 맛이야말로 고향집 그 맛이다. 전어구이 맛이 얼마나 좋았기에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가든 며느리 돌아온다고 했겠는가.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전어로는 젓갈도 만든다. 내장 중에서도 완두 콩 만한 밤만으로 담는 전어 밤젓은 별미를 넘어서 귀한 음식이다. 전어의 내장만을 모아 담근 것은 전어 속젓, 전어 새끼로 담근 것은 엽삭젓, 혹은 뒈미젓이라고 불린다. 호남지방에선 전어 깍두기를 담가 먹기도 한다.

전어(Konosirus punctatus)는 전어과에 속하는 물고기로서 체장이 20~30㎝로 큰 것도 있지만 10~20㎝ 정도의 작은 것도 있다. 등지느러미의 끝 부분이 긴 실 모양으로 안테나처럼 뻗어있으며, 등 쪽은 검푸른 색이고 배 쪽은 은백색으로 윤기가 나고 중앙부에서 등 쪽으로 갈색의 반점으로 된 세로줄이 여러 줄 있다.

전어의 이름에는 재미있는 유래가 많다.

청어목 전어과의 물고기. 몸길이는 15~31㎝ 정도이다. 몸은 측편되었고, 등지느러미 뒤끝의 가시는 매우 길고, 배지느러미는 등지느러미와 맞선 곳에 있다. 꼬리지느러미는 누른빛이 짙고, 비늘은 둥근비늘이다. 근해성 물고기로서 식물성 플랑크톤을 잡아먹으며 산란기는 4월에서 6월 사이이다.  

서유구의 임원경제지에는 “전어는 기름이 많고 맛이 좋아 상인들이 염장해 서울에서 파는데 귀천(貴賤, 귀족과 천민)이 모두 좋아했으며 사는 사람들이 돈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전어(錢魚)라고 했다”고 기록했다.

또 전어의 일본 이름은 고노시로(鰶)인데 옛날 영주(領主)의 첩으로 딸을 주게 된 사람이 관속에 전어를 넣어 화장하고 딸이 죽은 것처럼 위장해 어려움을 면했다는 이야기에서 ‘자식 대신’이란 뜻(子の代, コノシロ)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또한 옛날 무사가 절복(切腹)에 사용하였다하여 복절어(腹切魚, フクセツぎょ)란 이름도 있다.

전어의 한자 표기는 고기 어(魚)에 제사 제(祭)가 붙은 것으로 일본에서는 제사나 축제 때 반드시 전어를 상에 올린다고 한다.

영어이름 gizzard shad는 전어의 위(胃)가 새의 모래주머니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고, spotted sardine은 점이 있는 정어리라는 뜻이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큰놈은 한자 정도로 몸이 높고 좁으며 검푸르다. 기름이 많고 달콤하다. 흑산에도 간혹 나타나나 그 맛이 육지 가까운 데 것만은 못하다’고 기록했다.

한방에서는 전어가 소변 기능을 돕고 위(胃)를 보(補)하며 장(腸)을 깨끗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며 특히 아침 기상 때 사지와 온 몸이 잘 붓고, 팔다리가 무거우며 소화가 잘되지 않는 50대 이후 장노년 층에게 가장 좋은 약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세고시를 즐긴다면 생선회 매니아란 소리를 들을 만하다.

일본말 중에는 작은 물고기를 머리, 내장 등을 제거하고 3~5㎜ 정도의 두께로 뼈를 바르지 않고(뼈 채로) 자르는 방법을 뜻하는 세고시(背越し)란 말이 있다. 뼈가 약하게 씹히는 거친 맛이 일품이다. 기름과 마늘을 두른 막장이나 파를 썰어 넣은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살과 함께 잔뼈가 입 속에서 아삭아삭 소리를 내며 지방질과 어우러져서 감칠맛 나는 고소한 회 맛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활어의 쫄깃쫄깃한 살맛을 강조한 일반 회와 확실히 구분되는 맛이다.

이 말이 경상도 지방으로 건너와 세꼬시란 된 발음으로 늘리 사용되고 있으며, 전라도 지방에선 뼈 채 먹으므로 고소하다 하여 뼈꼬시로 사용되고 있다.  

가을철이 되면 전어잡이가 한창이다. 전어잡이는 전어가 습성상 밑으로 도망가지 않는 성질을 이용한 것으로 전어 무리를 발견하면 그물의 선수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한 바퀴 둘러싼다. 그물은 부채꼴로 펴지고 그물 밑 부분은 뚫려있다.

어부들이 노를 저어 전어 떼에 접근하여 어로장의 장단에 맞춰 방망이로 배를 두들기고 돌이나 장대로 위협하여 그물코에 꽂힌다.

이런 전어잡이를 부채꼴로 둘러싸인(旋) 그물(網)에 전어가 스스로 꽂혀 들어가(刺) 잡는다는 뜻으로 선자망(旋刺網)어법 혹은 두리 걸거물이라 부른다.

전어는 담수가 바다로 유입되는 연안에서 산란했기 때문에 여름동안 넓은 바다에서 자라서 성어가 되면 자기가 태어났던 연안으로 되돌아온다.

그렇기 때문에 전어를 잡은 후에는 해수와 담수를 반반씩 섞은 수조에 넣어 보관하거나 수송하면 치사율이 그만큼 떨어진다.

그렇지만 전어는 성질이 급하기 때문에 이렇게 하여도 하루 이상 살려 놓기가 쉽지 않은 어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