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왜곡]알림이

100년 수난을 견디고 명절이 된 ‘음력 설’의 운명(펌)

샘쇼핑●전복마을 2017. 1. 28. 01:08

100년 수난을 견디고 명절이 된 ‘음력 설’의 운명

 

[한겨레]



“양력 1월1일을 명절이라 하여서 학교에서는 전후 10여일을 방학도 하여 주지만…여관에서 슬픈 잠이나 자고, 남의 명절 구경이나 한다…그러면 우리 명절날은 아마 또 있나 하고 음력 정월 1일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12월 그믐날이라 하여도 학교에서 내일은 명절이니 하나도 놀라는 말은 없고, 임시 시험을 행하거나(하며) 큰 주의를 준다. 그래서 제석(섣달 그믐날) 밤이라도 부모 형제들과 모여서 신년 맞을 준비도 못하며 친구들과 앉아서 1년 동안 지난간 일을 말하며 웃음 한번 못 웃고 방에서 고적히 시험준비나 하다가 책이 손에 있는 대로 피곤한 잠을 잤었다. 아침에 겨우 떡국이나 한 그릇 얻어 먹고, 잊어버린 듯한 세배 절이나 웃사람에 하고는 책보를 메고 나가면서 오늘 시험에 낙제나 아니하겠나 하고 영어 스펠을 중얼중얼 외우기도 하며 잘못하다가 체조선생에게 뺨이나 맞지 아니할 걱정을 하는 동안에는 명절 생각은 그만 잊어 버린다.”

지금으로부터 90여년 전인 1924년 2월14일치 <동아일보>의 ‘어느 날이 명절이냐’라는 기사에 실린 여느 조선인 학생의 음력 설 풍경입니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은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1989년에 이르러서야 공식 명절 대접을 받았습니다. 심지어 1985년 이전엔 음력 설이 공휴일도 아니었죠. 한반도를 점령했던 일본 제국주의와, 광복 이후 나라를 지배한 이승만·박정희·전두환 독재 정권은 100년 가까이 ‘음력 설’의 전통을 뿌리뽑기 위해 무수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하지만 민중들은 겉으로는 적응하고 순응하는 척하면서도 끊임없이 저항했고, 100여년의 탄압을 이기고 결국 ‘음력 설’을 쟁취해냈습니다. 그래서 ‘음력 설’은 권력 앞에 한없이 나약해지면서도 끝내 이 땅의 주인이라고 거듭 주장하는 촛불 민심을 닮았습니다. 이번 설 연휴는 주말이 포함돼 세달 동안 계속돼 온 촛불집회가 처음으로 쉽니다. 하지만 불합리한 권력에 저항해온 ‘음력 설’의 역사를 기억하며 촛불의 미래를 고민하는 새해가 되길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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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zum.com/?af=ay#!/v=2&tab=home&p=2&cm=newsbox&news=03520170127357412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