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이 가늘어서 細(가늘 세)자 세발낙지

무안끝에있는 외진바닷가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이 한참이나 지났다.
회색빛 가득한 하늘아래 이름모를 섬들만 여기저기 놓여있고
바닷물 머금은채 구불구불 이어진 해안선,
밀물 든 포구엔 고깃배 한 척 뒤척이고 있었다
이리저리 둘러보고있자니....
바닷내음 가득히~ 코속을 헤집고 다녀서 시장기를 느낀다
아! 배~고프다 뭐좀 먹어야겠다
빛바랜간판 밑으로 나있는 들문을 밀치고 들어가니
무엇인가 하던 아주머니 고개들어 그저 바라보고만있다
저~ 뭐좀 먹을수있을까요?
몇분이시당가요?
맛있는 음식내음처럼 구수한 사투리에
아차~혼자라는걸 깨닿았다
보통식당들은 해장국이나 설렁탕등...
혼자먹을수있는 음식이있지만 이곳은 그런곳이 아니었다.
혼자인데요~ 점심을못먹어서요
혹~! 회덮밥이나 이런거 안될까요?
날씨가 이랑께 배가 못나가서 회는없고
낙지쪼금 있�께 거기다가 식사하실랑가요?
네~그러세요 밥만 먹을수있게해주세요
그렇게말하고는 식탁있는쪽으로갔다
식탁엔 개미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손님이 없어서인지 정리가 잘 안된곳이었다
아주머니 쪼르르 달려와서 주섬주섬 치워주고는
앉으라는듯 눈을마주친다
쪼깐만기다리쇼~잉
네~

창문밖으로 펼쳐진 섬과 바다, 그리고 출렁거리는 작은배를 바라보며
한참 생각에 잠겨있는데.... 아주머니 큰쟁반에 음식을 들고와 내려놓는다
낙지한마리 잡이들더니 쭉쭉 �고는 나무젓가락에 둘둘말아 내밀며 하는말
한마리 만원인디~ 8천원만 주쇼~잉
요즘 철이 아니라서 구경도 못한당께요
기름장에 토막내어진건 먹어봤지만...
이렇게는 먹어보질못했다
용감하게~건네주는 낙지 한입에 물었더니...
낙지발이 코에붙고 입언저리 여기저기 꿈틀거린다
에구~ 혼자이길 망정이지 누구랑 같이있었으면
모양세가 영 말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게 두마리먹고나니 갑자기 카메라생각난다
"사진찍어둬야지~ 추억거리잖아~"
주변음식그릇들 다시정리하고 몇장 캇~!
생각지도 못한 거금의 점심을 먹었지만
무엇인가 새로운걸 해봤다는 생각에
왠지모를 뿌듯함에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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