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댕이
나는 왜 밴댕이를 먹을 때면
첫사랑이 떠오르는 걸까
사소한 다툼 끝에 그날 난
왜 ‘밴댕이 소갈딱지’란 말을 뱉은 걸까
그 말이 남자들에겐 그렇게
상처를 주는 말이었을까
밴댕이처럼 팔딱대지 않았다면
지금 내 인생행로가 달라졌을까
화려한 축제에서 토라져 돌아앉은 우리는
헤어졌고, 잊었다 생각했는데
해마다 밴댕이를 먹을 때면
그 사람 떠오른다
혹시 밴댕이를 먹으며 그도
나를 기억할까, 그 말을 잊지 않았을까
밴댕이 속처럼 좁은 것도 나였고
밴댕이처럼 팔딱이던 것도 나인데,
서툴던 첫사랑을 회계한답시고
속 발라낸 밴댕이 한 마리 통째로
쌈 싸 입속에 제물로 바친다
죽은 것은 아니라도
우리의 사랑이 죽었으므로
만날 수 없는 사람들...
횟집 창 너머 바닷길 바라보며
사랑아!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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