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귀는 한국에서 원래 하급 어종으로 알려져 있다. 오죽하면 인천에서는 ‘물텀벙이’라고 부를까. 그물에 올라오면 재수없다고 바다에
도로 던져 넣을 때의 모습을 의미한다. 그러나 서양에서는 요즘 한국처럼 어지간한 고급 어종이다.
고기의 모양새에 따른 터부가 유달리
심한 서양에서 고급 어종으로 칠 정도면 그 맛과 영양이 일찌감치 대우받았던 셈이다. 서양에서 아귀를 요리하는 방법은 한국과 달리. 부드럽고
감칠맛 나는 살만을 쓴다. 아귀의 진한 맛을 보여주는 부위인 쫄깃한 잡부위에는 별 관심이 없다.
그런가
하면. 아귀의 간은 한국과 서양에서 두루 사랑받는다. 화이트와인을 넣고 찐 아귀간은 부드럽고 고소해서 고급 요리 취급을 받는다. 요즘 한국에서도
아귀찜에 간이 빠지면 투덜대는 손님들이 있는데. 여전히 간을 슬쩍 빼놓고 요리해서 내는 경우도 흔하다.
간과 내장. 특히 쫄깃한
밥통까지 한꺼번에 찜에 넣어주는 경우를 보기 힘들다. 혹자는 내장이 분리된 냉동 아귀를 써서 그렇다고들 하는데 진위는 알 수 없다. 다만 아귀
값이 워낙 올라 국산 생물 아귀를 그대로 손질해서 쓰는 집은 드물 게 틀림없다. 중국에서는 별로 귀하게 치지 않는 어종이라 수입량이 많으니 그
물량이 어디 다른 데로 갈 리는 없겠다.
아귀는 크게 보면 마산·군산·서울·인천에서 즐겨 먹는다. 원조라는 마산에서는 아귀찜을 하는
방법이 다르다. 아귀를 말려서 쓰는데. 그래야 쫀득한 맛이 더해지기 때문이란다.
거기에다 전통적으로 그런 조리법을 썼기 때문에 마산
아귀찜이라면 말린 것을 써야 제격이라고 하겠다. 아귀를 말리는 방법은 별 다를 게 없다. 그저 바닷바람에 두어 달 매달아 두었다가 쓰는 게
전부다. 그러나 말린다는 것은 재료의 맛과 품질을 높이는 중요한 방법이다. 말리면 양이 적어 보여 손해겠지만. 과거에 엄청나게 쌌던 아귀 값을
감안하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터다.
찜은 말 그대로 찜통에 넣고 수증기로 쪄내는 것을 말한다. 그러던 것이 어느 결에 전분이나
찹쌀가루를 풀어 걸쭉하게 볶는 것을 찜이라고 하고 있다. 유행은 때로 조리법의 뿌리까지 바꿔버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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