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마을] 대하·새우 요리

[스크랩] 자연산 보리새우와 세발낙지가 그립다면....

샘쇼핑●전복마을 2009. 8. 10. 17:23

 

가을의 미각, 보리새우와 세발낙지

함평 ‘주포

 

 

 

△ 자연산 보리새우와 세발낙지를 맛볼 수 있는 주포식당(上)과 보리새우(中), 세발낙지(下)

 

 

함평은 나비축제부터 떠오르지만 그곳에서 맛봐야 진가를 발휘하는 먹을거리가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건 함평산 한우를 사용하는 생고기와 육회비빔밥이다. 강남의 유명한 고깃집들이 함평산 한우를 쓴다고 내세우는 것을 보면 고기의 질은 미뤄 짐작해볼 수 있다. 생고기는 육회의 지방 방언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흔히 아는 육회를 말하는 건 아니다. 그건 육회무침이라 불러야 마땅하지만 육회라는 명칭을 선점해버렸다. 때문에 정작 육회라고 불러야 할 요리는 생고기 또는 육사시미라는 정체불명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1박2일>에서 육사시미라고 불러 논란을 일으킨 것도 요리에 대한 명확한 이해부족에서 오는 당연한 결과이다. 지금부터라도 육사시미는 육회라 하고 육회는 육회무침으로 고쳐 불러야 하지 않을까 싶다.

 

 

 

△ 보리새우, 시세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2만원 내외의 가격에 댓마리정도 올라온다. 작년 가을의 사진이라

7월 29일 기준으로 현재는 이보다 잘다.

 

 

 

△ 낙지탕탕으로 불리는 산낙지다짐. 시세에 따라 25,000원 내외

 

 

또 다른 먹을거리는 가을의 미각을 사로잡는 보리새우와 세발낙지다. 7월 하순부터 나오기 시작하는데 이때는 씨알이 약간 잘다. 사실  너무 커도 맛은 떨어진다. 보리새우는 흔히 ‘오도리’라고 부르지만 이는 춤을 춘다는 뜻의 일본어이다. 도쿠시마현에는 아주 유명한 군무가 있는데 이 춤의 이름도 아와오도리다.

 

 

 

△ 도쿠시마현의 아와오도리 춤 (출처-도쿠시마 관광가이드)

 

 

아와오도리 춤은 4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도쿠시마 최대의 이벤트로, 오늘날에는 도쿠시마현 외 각지에서 도쿠시마 이벤트로 정착하고 있다. 또, 해외로부터 이벤트에 초대되는 등 리오의 카니발에 비견될 만큼 정열이 넘치는 세계적인 춤이다.

 

보리새우가 왜 오도리로 불리게 되었는지는 보리새우 특유의 활력 넘치는 생동감에서 기인한바 크다. 통통 튕기는 모습이 흡사 춤을 추는 듯 경쾌하니까. 1990년대 초, 종각 육미가 있는 골목길을 걷다가 보리새우를 처음 만났었다. 톱밥에서 꺼낸 새우는 고이 잠이 든 모습이었다. 수족관에 넣자 이내 다시 활동을 재개하는 게 신기하기만 하였다.

 

 

 

△ 보리새우, 흰다리새우나 블랙타이거(타이거새우) 등도 유통되고 있으니 주의가 요망된다. 보리새우는 대가리에서부터 꼬리까지 마디마다

살짝 진한 줄무늬가 있다. 꼬리는 선명한 노란색을 띤다. 이 색이 누런 보리들판을 닮아 보리새우라 불린다고 하는데 확실치는 않다.

 

 

맛을 본건 남대문시장의 어느 술집에서였다. 보드랍고 달달한 맛이 좋아 개인적으로 대하소금구이보다 높이 쳐주고 있다. 함평에서 오도리와 세발낙지를 취급하는 곳은 ‘주포횟집’이다. 주포는 마을의 지명에서 따왔다. 주포식당의 2층에 오르면 함평만의 너른 갯벌이 한눈에 조망된다.

 

 

 

△ 주포식당에서 바라본 함평만의 갯벌

 

 

이곳에서 오도리와 세발낙지를 접했다. 접시에 얌전히 앉은 새우를 손으로 잡을라치면 파다닥 한바탕 춤을 춘다. 대체적으로 먹는 방법은 대가리부터 떼내고 껍질을 벗긴다. 나는 약간 달리 먹는다. 잔인할 수도 있는 방법이지만 머리를 떼지 않고 껍질을 벗긴다. 꼬리까지 다 벗기고 나면 한입에 넣고 몸통과 대가리 사이를 천천히 깨문다. 이때 새우가 움찔하면서 근육의 수축이 이에 전해지는 맛은 묘한 카타르시스까지 선사한다. 이 느낌이 보리새우를 먹는 맛의 핵심이지 싶다. 거기다가 씹으면 씹을수록 단물이 나오는 맛이란.

 

 

 

△ 산낙지, 안그래도 가느다란 다리가 힘이 뻗쳐 더욱 가느다랗게 보인다

 

 

세발낙지또한 눈치 보지 않고 먹을 정도로 집착의 미각이다. 안그래도 가는 다리가 꼿꼿하게 힘이 들어가 더욱 가늘게 보인다. 하지만 씹어보면 안다. 다른 낙지에 비해 확실히 연하고 보드란 느낌이다. 단맛의 농축도고 앞선다. 탕탕 다진 세발낙지는 개인접시에 덜어서 숟가락으로 후루룩 마시다시피 하여도 좋다. 이 맛에 반해 소주가 훌훌 들어가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미식의 즐거움을 전해주는 가을이 오고 있는 거야?

 

 

옥호: 주포횟집

전화: 061)322-9331

주소: 전남 함평군 함평읍 석성리 주포

tip: 철따라 돔, 농어, 민어 등 자연산 활어를 내고 있다

출처 : 맛있는 인생
글쓴이 : 맛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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