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왜곡]알림이

'다라니경'이 중국것?…'과학계 동북공정' 심각

샘쇼핑●전복마을 2006. 9. 18. 11:56

고구려사를 중국사로 편입시키기 위한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과학기술 유물 일부가 이미 중국에 빼앗긴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17일 한국 과학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701~751년 무렵 제작)이 세계 학계에서 한국의 것이 아닌 중국의 것으로 널리 퍼져있다.

불국사 석가탑에서 발견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우리나라의 앞선 인쇄 문화를 입증해 주는 귀중한 유물이나, 중국 학자들이 '702년경 중국 낙양에서 인쇄해 신라에 전해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러한 주장이 세계 학계에 사실로 인정되고 있다. 세계 최초 목판 인쇄물인 한국의 다라니경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 세계 역사학계에서 중국의 것이 되어 버린 것이다.

◇ 中, 별자리 그려진 고구려벽화 '수몰' - 세종 '측우기'도 "만들어준 것"이라 강변
뿐만 아니다. 역사를 확인하는데 중요한 지표가 되는 '천문지도 연구'를 중국이 의도적으로 저지하고 있다.

고천문 연구 전공자인 양홍진 한국천문연구원 천문정보센터 박사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집안 지역 댐 공사에서 무더기로 발견된 고구려 벽화 연구를 위해 한국 연구진이 급파됐지만, 중국이 곧바로 고분벽화가 있는 무덤을 수몰시켜버렸다.

양 박사에 따르면 고분벽화 중 그림이 있는 벽화는 80여개 정도며, 이중 24개가 별자리와 관련된 별 그림이 그려져 있다. 벽화중에는 28개 별자리 전체를 그려놓고, 각 별자리에 글자까지 새겨놓은 것도 있다. 이러한 사실을 종합해 보면 고분벽화는 천문학적 연구가치가 높다.

양 박사는 "천문도는 시간과 위치가 함축됐기 때문에 역사를 확인하는데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며 "현대과학적으로 고분벽화를 연구하게 되면 고구려 역사에 대한 보다 정확한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의학계에서도 중국이 한의학을 '중의학의 한 부류', '조선족 등 소수민족의 의학' 등으로 치부하는 분위기다. 최선미 한국한의학연구원 박사는 "한의학은 본래 우리나라 고유특성을 가진 의학이지만 중국은 중의학의 일부 지적재산 정도로 여기고 있다"며 "한국 전통의학의 지적재산권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동북공정 시대와는 거리가 멀지만 1441년 세종 때 만들어진 강우량 측정기 '측우기' 역시 중국 학자들이 '중국에서 만들어져 황제가 조선에 하사한 것'이라고 억지 부리고 있다.

세종의 측우기는 유럽 최초의 카스텔리(Castelli) 우량계(1639) 보다 198년 앞서는 세계 최초의 우량계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학자들의 주장 때문에 조지프 니덤을 비롯한 중국 과학사 학자들에게 받아들여져 세계 학계에서 한국의 측우기는 우리의 것이 아닌 상황이다.

◇'동북공정' 대응하려면…"이공계-인문계 공동 연구접근체제 마련해야"
정부가 동북공정에 범국가적 차원에서 대응하기 위해 고구려재단을 출범시켰으나, 중국 최고 학문기관인 사회과학원이 주도하는 동북공정을 일개 연구재단이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에 따라 학계 및 연구계 현장에서는 보다 치밀한 전략을 세워 동북공정에 대한 객관적인 대응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을 강력히 제기하고 있다.

정동찬 국립중앙과학관 과학기술사전시연구팀장은 "과학기술계에서도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철저히 과학적 논거를 개발, 확보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인문학자들의 문헌연구 한계를 이공계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해 동북공정을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과학사 전문가는 "정부가 내세우는 피상적인 '사이언스 코리아' 운동을 지양하고 과학기술의 역사적 뿌리를 찾는 정체성 확립부터 추진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과학기술 입장에서 본 중국과 우리문화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