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심장병 위험 “예방만이 최선”

55세 때부터 당뇨를 갖고 있던 ㄱ씨(62)는 평소 식이요법만 웬만큼 하면 혈당조절을 할 수 있겠거니 하며 지내왔다. 평소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자주 피로감을 느껴왔고 식사조절을 하기는 하였지만 비교적 잘 먹고 마른 편. 1년 전 집 근처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통해 측정한 혈압도 138/92mHg로 정상범위에서 약간 벗어난 정도여서 심혈관계 합병증에 대해서는 별 걱정을 하지 않았다. 한데 최근 들어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심장에 통증이 느껴지는 등 일상생활이 힘들어져 다시 병원을 찾았다. 의외로 진단명은 심비대로 인한 심부전증. ㄱ씨는 건강검진 결과가 잘못되어 그동안 혈압관리를 하지 않았다며 화를 냈다. 한림대의료원 강남성심병원 내분비내과 홍은경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고혈압 등 심혈관 관련 증상 없이도 중대한 심장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당뇨병 환자 21%에 숨은 심장병－ 당뇨병 환자가 사망에 이르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은 심혈관질환이다. 또한 당뇨병 환자는 같은 연령의 정상인에 비해 3~5배 정도 심근경색증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 큰 문제는 당뇨병 환자들의 경우 뚜렷한 심장질환이나 관상동맥질환이 없더라도 고혈당과 인슐린 저항성 등으로 인한 무증상 심기능이상이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기본검사만으로는 질환 유무를 진단하기조차 쉽지 않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해외에서 연구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제2형 당뇨병 환자 101명을 대상으로 심장질환 검사를 실시한 결과 기본 검사에서 뚜렷한 심장질환이 없다고 진단된 62%의 환자 중에서도 숨겨진 심기능 이상이 발견되었다. 이는 전체 당뇨환자의 21%에 해당된다. 이처럼 무증상 심기능 장애를 보이는 21%의 환자들은 엄밀한 의미의 당뇨병성 심근병증 환자다. 이 병은 관상동맥 경화증이나 고혈압을 동반하지 않은 당뇨병 환자에게 발생하는 심장의 기능 이상을 말한다. －초기증상 없어, 진단 매우 어려워－ 대부분의 만성 미세혈관 합병증들이 초기에 증상이 없는 것과 같이 당뇨병성 심근병증은 발병 시기에는 알 수 없다. 점차 진행하면 심장 근육의 섬유화와 비대로 인해 심장이 커지고 따라서 건강인에 비해 같은 정도의 일을 할 때에도 숨이 차며, 더 진행할 경우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 심부전은 약해진 심장이 기능장애를 일으켜 생기는 증상을 말한다. 심장 박출량이 감소하여 충분한 혈액을 내보내지 못해 혈액의 공급이 불안정한 상태를 나타낸다. 흔히 심기능 부전이라고도 하며, 심장쇠약이라고 할 때도 있다. 대부분의 심부전증 치료가 증상에 대한 대증치료에 그치고 있는 것과 같이 당뇨병성 심근병증도 심부전으로 진행된 단계에서는 근본적인 치료가 불가능하나, 예방적 치료를 시행함으로써 삶의 질을 개선시키고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 －심장의 에너지 대사 형태 달라, PET 이용 진단－ 우리 몸의 기관들은 제 기능을 수행하는 데 각자 일정량의 에너지를 소모한다. 태아기의 심장은 몸의 다른 근육들과 마찬가지로 주로 포도당을 이용하지만 출생 후부터 점차 지방대사가 증가, 성인이 되면 심장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60~70% 정도를 지방산에서 얻는다. 이렇게 정상 성인의 심장이 지방을 보다 많이 이용하는 이유는 심장이 전신으로 혈액을 공급해야 하는 매우 활동적인 기관이므로 같은 양으로도 보다 많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지방이 보다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방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산소의 공급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만약 관상동맥질환에 의한 심근경색증, 고혈압에 의한 심비대 등 병적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산소의 공급에 제약을 받는다. 심장은 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비교적 적은 산소 공급에도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포도당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게 된다. 반면 같은 병적 심비대가 발생해도 오히려 지방대사가 증가하는 경우가 있다. 외부에서 지방대사를 증가시키는 성분을 투여하는 경우나 당뇨병성 심근병증에서와 같이 지속적 고혈당과 인슐린 저항성에 의해 심장의 포도당 이용률이 감소되는 경우이다. 이러한 에너지대사 형태의 차이가 일반적인 심혈관질환과 당뇨병성 심근병증을 가르는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지만, 이는 운동부하검사, 스트레스검사, 심혈관조영술 및 혈액 검사지표(BNP) 등과 같이 심혈관질환을 진단하는 기본적인 검사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다. 다소 고가이긴 하지만 PET 이미지를 이용하면 심장의 산소소모량, 지질과 포도당 대사 및 이용률을 측정하여 당뇨병성 심근병증 진단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혈당과 인슐린, 유리지방산이 심장에 부정적인 영향－ 당뇨병 환자에게 관상동맥질환 발병률이 일반인에 비해 현저히 높은 것은 잘 알려져 있는 바이다. 특히 당뇨병 환자에게 관상동맥질환이 발생할 경우에는 대부분 다발성으로 발생하므로 예후도 더 좋지 않다. 당뇨병 환자에게 숨은 심근병증이 발생하는 데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작용한다. 우선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한 고인슐린혈증과 유리지방산의 증가가 심근세포 내부에서 세포의 비대와 관련된 다양한 중간 산물들의 생성을 촉진, 심비대를 초래하게 된다. 그리고 심혈관 내 혈액량의 변화와 고혈당은 포도당 이용률의 감소와 함께 심장 기능에 이상을 초래한다. 이외에도 만성적 고혈당에 의한 소혈관이나 조직내 비정상 단백과 같은 부산물의 축적은 심장의 섬유화나 기능의 장애를 보다 심화시켜 결국 심부전 발생 원인이 될 수 있다. －철저한 혈당관리가 예방의 관건－ 치료는 심부전까지 진행한 경우에는 대증 치료가 대부분이므로 예방이 중요하다. 따라서 조기 진단을 위한 선별 검사와 함께 ▲적극적 혈당관리 ▲동반 고지혈증과 고혈압의 치료 ▲적절한 식사 관리 ▲직접적으로 심장의 포도당 대사를 증가시킬 수 있는 약물의 사용 등에 주의하고 본인에게 맞는 진단과 치료의 선택을 전문의와 상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주의할 점은 모든 사람에게 운동이 권장되는 것은 아니므로 본인에게 맞는 정도의 운동을 선별해서 해야 하고,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므로 임의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거나 몸에 좋다하여 민간요법을 실시하는 것은 금지해야 한다. 〈이준규 의학전문기자·보건학박사 jklee@kyunghyang.com〉 http://www.0808.or.kr/shopping/shopping-index.php?c=99 건강식품 구입문의 전복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