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식기행】비파나무잎죽 |
위열 구토·딸꾹질에 효능 “아이가 강물에 떠내려갑니다” 조용한 마을에 비명이 터지면서 들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강변으로 모여들었다. “장씨네 집 아이가 강물에 떠내려갔대.”장 씨 부부는 검붉은 물이 넘실거리는 강물 속으로 뛰어들었지만 손쓸 방도가 없었다. 발을 구르며 애타게 아이를 부를 뿐이었다. 결국 아이의 엄마는 혼절했고 아버지는 마을 장정들과 함께 떠내려가는 아이를 강 하구를 향해 뛰고 있었다. 강 백사장에서 시간가는 줄을 모르고 놀던 장 씨네 아이는 그만 급하게 불어난 물길에 휩쓸린 것이다. 이 아이가 바로 훗날 다성으로 유명한 초의선사다. 마을 사람들은 설령 아이를 건진다 해도 산 목숨이긴 틀렸다고 혀를 찼다. 바로 그때, 강 건너에서 한 사람이 물에 떠내려가는 아이를 향해 뛰어들었다. 능숙한 솜씨로 물살을 헤치며, 아이를 한쪽 팔에 안고 강을 건너왔다. 그는 바로 대흥사로 가던 스님이었다. 아이는 축 늘어져 이미 싸늘하게 식은 송장같이 보였다. 스님이 아이의 온몸을 두 손으로 비비며 기를 회생시켜주자, 아이의 입에서 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마을 사람과 장 씨 부부는 비로소 환호성을 지르며 아이를 얼싸 안았다. “스님, 고맙습니다.” “아이가 크게 놀랐을 터이니 비파나무 잎에 술을 조금 넣어 미음을 쑤어 먹이면 정신이 안정될 것이오.”초의 선사는 15세에 출가해서도 물에 빠져 생사의 관문에 섰던 어린 시절을 거울삼아 더욱 더 수행에 매진했다. 이런 인연으로 선사는 많은 차 중에서 비파나무 잎차와 비파나무 잎으로 만든 죽을 특히 중히 여겼다고 한다. ■약선식 연구가. <산사에 가면 특별한 식단이 있다> 저자 *비파잎 죽 만드는 법(1~2인분) -재료 -요리법 ② 끓는 물에 불린 현미찹쌀과 적당량의 물을 부어 죽을 끓인 뒤 소금으로 간한다.
효능 ② 위열로 구토, 딸꾹질하는 증세에 효능이 있다. * 비파나무 잎은 서리 맞은 것을 쓰되, 털을 없애고 감초 물로 씻거나 생강즙으로 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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